올 MWC 최대 수혜 기기는 ‘AR 안경’

입력 2019-02-28 04:05
관람객이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 내 마이크로소프트(MS) 부스에서 증강현실(AR) 글라스 ‘홀로렌즈2’를 체험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 내 마이크로소프트(MS) 부스. MS의 증강현실(AR) 글라스(안경) 신제품 ‘홀로렌즈2’를 머리에 쓴 뒤 부스 한쪽의 공장용 송풍기를 쳐다보자 3차원 홀로그램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 홀로그램을 향해 손가락을 갖다 대자 송풍기 위로 내부 부품들의 홀로그램들이 겹쳐졌다. 마치 송풍기 내부를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홀로그램들은 부품 작동에 이상이 없는지, 온도는 몇 도인지,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등 중앙컴퓨터에 기록된 다양한 정보들을 안내했다. MS 관계자는 “앞으로 산업현장 관리·보수는 이런 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미숙련 근로자도 금세 일을 배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5G 격전장’이었던 올해 MWC에서는 첨단 통신·모바일 기기들이 차기 스마트폰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다. 특히 ‘5G 킬러콘텐츠’로 꼽히는 AR 구현에 필요한 AR 글라스는 올해 MWC 최대 수혜 기기로 꼽힌다.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을 비롯한 수많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5G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AR 글라스를 통한 콘텐츠를 전시했다.

MS는 이번 MWC에서 ‘홀로렌즈2’을 처음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건축현장과 공장, 의료기관 등에서 다양한 AR 글라스 사용례를 구현해 인기를 끌었다. MS는 2016년 ‘홀로렌즈1’을 처음 내놨지만 5000달러에 이르는 비싼 가격과 좁은 시야각 문제로 혹평을 받았다. 이번 제품은 전작 대비 시야각을 두 배 이상 넓히고 홀로그램 그래픽도 개선했다. 다만 여전히 아래쪽 시야각이 좁고, 터치 인식률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을 노출했다.

SK텔레콤은 MS와 함께 글로벌 AR 글라스 양대 기업으로 꼽히는 ‘매직리프’의 AR 글라스를 국내에 도입한다. 다음달 말 5G 전면 상용화로부터 1~2년 내 이 기기를 활용해 집에서 AR 화면으로 해외 유명 박물관·쇼핑몰 등을 구경·예약하거나 각종 가상 그래픽이 결합된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10년 안에는 원격진료·국방, 교육 등 산업 전반에 AR 글라스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5G AR 사업모델 공동 개발, AR 콘텐츠 확보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AR 글라스는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주요 모바일 기기로 꼽힌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AR 글라스를 5G 시대 핵심 기기로 꼽으며 “AR 글라스가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융합하고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도 이번 MWC 스마트팩토리 전시 부스에서 대만 제조업체가 만든 AR 글라스를 함께 선보였다.

한편 미국 통신반도체 업체 퀄컴은 중국 스타트업 엔리얼의 AR 글라스를 통한 확장현실(XR) 체험존을 부스에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엔리얼의 ‘엔리얼 라이트’는 선글라스 형태로 다른 AR 글라스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게 특징이다.

바르셀로나=글·사진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