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대표이사 선임… ‘책임경영’ 강화

입력 2019-02-26 19:12 수정 2019-02-26 23:58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승진에 이어 반년 만에 주력 계열사 대표직에도 올라 ‘책임경영’ 선봉에 서게 됐다.

현대차는 26일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 측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하고, 이후 별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직을 확정할 계획이다. 선임이 마무리되면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 정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된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정 회장을 재선임하고 정 수석부회장은 신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선임 작업이 완료되면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자리에 각각 올라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된다. 지난해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6개월 만이다. 기아자동차도 정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말 대대적인 사장단 세대교체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하며 그룹 장악력을 높여왔다. 때문에 이번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 추진은 명실상부한 정의선 체제 구축을 알리는 ‘화룡점정’으로 해석된다.

평소 주주 및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조해 온 정 수석부회장의 스타일에 맞춰 이사회 중심의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현대차는 이날 사외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세계적 금융 전문가인 윤치원(59)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유진 오(50)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경제학계 거버넌스 전문가인 이상승(55)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사내이사진도 강화한다. 이사회에서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겸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출신 세계적 연구·개발(R&D) 전문가로서 미래 비전을 점검하고 조언하는 것은 물론 기업 경영 전반에 기술 트렌드와 글로벌 감각을 접목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주주 및 시장 친화적 배당을 지속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등 주주가치 극대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보통주 1주당 각각 3000원과 4000원을 기말 배당하는 안건을 내달 주총에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