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청년 위한 연애학개론] 연애 파트너의 요구에 빨리 반응하라

입력 2019-03-01 18:49
문형욱<갓데이트 대표>
남자 친구의 뜸한 연락… 불안해요

교제한 지 1년이 지난 한 형제와 자매가 상담을 받으러 왔다. 이 커플은 같은 교회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회사에 다니는 형제가 지방 발령이 난 뒤부턴 데이트 횟수가 줄어들었다. 만남 횟수가 줄어들자 전화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었다.

어느 날 자매는 유독 형제가 그리운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의 신호음이 두세 번 울리더니 음성 메시지로 넘어갔다. 무엇인가 이상한 느낌이 든 자매는 다시 연락했다. 하지만 이번엔 전원을 끈 것처럼 바로 음성 메시지로 넘어갔다.

이때 자매에게는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 형제가 자신의 전화를 안 받으려고 거부 버튼을 누른 후 전원을 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매는 종일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전원을 꺼 버린 형제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않아야겠다고 여러 번 다짐했다. 불안하고 짜증스러운 감정이 밀려왔다.

그렇게 몇 시간을 불안한 마음으로 보내던 중 형제로부터 연락이 왔다. “회사에서 긴급한 미팅을 하느라 연락을 못 받았어. 너무 미안해!”라며 자매의 마음을 안심시켜 줬다. 자매는 형제의 미안하다는 말에 마음이 풀렸다.

자매는 형제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신경 쓰는지 그의 사소한 부분까지 알아차리는 민감성을 갖고 있다. 자매는 전화 신호음이 몇 번 만에 음성으로 넘어갔는지까지 기억했다. 불안해하는 자매의 요구에 형제가 잘 응답해주며 마음을 달래 준다는 것은 다행이다.

이처럼 안정형의 파트너가 커플 중에 한 명이라도 있다면 괜찮다. 불안한 감정을 느낀 사람도 상대방이 안심시켜 주면 다시금 평정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파트너가 안심을 시켜 주지 않는다면 불안정 유형의 사람은 더욱 불안해할 것이다.

건강한 연애를 하려면 파트너의 요구에 빨리 반응해야 한다. 서로 감정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만약 형제가 자매의 연락에 빨리 반응하지 않았더라면 자매는 종일 어떤 일에도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다. 주변에서 “별일 아닐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조언해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형제가 연락했다면 자매는 더욱 냉정한 척하거나 화를 심하게 냈을 것이다.

불안한 유형의 뇌는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 약하기 때문에 상실감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있다. 어린 시절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가진 이들은 안정형의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불안정한 애착 유형의 이들은 건강한 안정형의 파트너에게 끌리지 않는다. 주로 회피형의 파트너를 찾게 된다. 그리고 반복된 연애패턴을 가진다. 이들은 지속적인 연애 실패를 통해 자존감을 상실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불안함이 더 커진다. 현시대의 흐름을 합리화하면서 “굳이 결혼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말로 자신을 억지로 위로하지만 진정한 위로는 되지 않는다.

크리스천은 먼저 하나님과의 애착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한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또 하나님 앞에 나의 모든 것을 고백하는 기도가 필요하다. 기도는 나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내어 보이는 것이다. 기도는 중언부언으로 말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달라고 조르는 게 아니다. 내 마음을 모두 주님께 내보여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청년들이 하나님께 이성 교제의 아픔과 두려움, 걱정 모두 꺼내보기를 기도한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러기 위해선 성경을 정독하며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삶이 무엇인지 묵상하기를 바란다. 하나님과의 애착이 잘 형성된다면 육신의 관계에서 불안정한 우리의 모든 관계도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것이다.

지금 당신이 갖는 연애의 아픔은 무엇인가. 아직도 누군가의 이별을 잊지 못한다면 지금 하나님께 간절히 그 아픔을 내어놓고 기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기도를 늘 듣고 싶어 하신다. 문형욱<갓데이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