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똑 닮은 분장을 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하노이 시내를 활보하던 중국계 호주인 대역배우가 결국 베트남에서 추방됐다.
베트남 경찰은 김 위원장처럼 분장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역배우와 하노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관심을 끌었던 하워드 X(사진)를 홍콩으로 추방했다고 AF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베트남 이민국은 하워드 X의 비자도 무효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 얼굴이 김 위원장과 닮아서 추방당하게 됐는데, 이건 완전한 범죄”라며 “김 위원장은 유머감각이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워드 X는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 분장을 한 캐나다 출신 대역배우 러셀 화이트와 함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이들은 카메라 앞에서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고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는 등 양측 정상을 따라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현지 경찰에 의해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외출이 금지됐다. 하워드 X는 “정상회담으로 매우 민감한 시점이라며 우리의 분장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화이트는 앞으로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 분장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풀려났지만, 하워드 X는 추방 조치됐다. 하워드 X가 공항으로 떠나기 전 두 사람은 작별 키스를 나눴다.
하워드 X는 지난해 6월 1차 회담 때도 싱가포르 시내에 등장해 주목을 받다가 현지 경찰에 의해 잠시 구금됐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도 등장해 북한 응원단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다가 제지당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하노이 활보 김정은 닮은꼴 배우 추방
입력 2019-02-26 00:00 수정 2019-02-26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