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실험 없는 한 우리는 행복, 완전한 비핵화 기회… 김정은과 견해 일치”

입력 2019-02-25 18:42 수정 2019-02-26 00:15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누구도 서두르게 하고 싶지 않다”며 “(핵)실험이 없는 한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 연회에서 “매우 흥미로운 이틀 반이 될 것이다.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total denuclearization) 기회를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매우 매우 좋은 관계이며, 견해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우리가 (북한과 협상하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냐고들 묻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포기한 것이 없다. 제재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로서 제재 완화 카드를 내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은 경제적으로 활기찬 나라를 만들 기회를 가지고 있다”면서 “핵을 보유하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고 김 위원장에게 말했다”며 자신이 북한에 ‘기회’를 주는 것임을 강조했다.

낙관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세 번째 정상회담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북핵 위협이 여전히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으로부터의 핵 위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퍼주기 협상’ 논란을 인식한 듯 폼페이오 장관은 그동안 신중론을 유지해 왔다. 그는 한국 전문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미국 요구의 60% 해체에만 합의해도 운이 좋은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에 출연해서도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비핵화에 대해 예상보다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 번째 정상회담이 추진돼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번 주에 모든 것을 끝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발언은 모호한 결과를 내놨던 싱가포르 1차 회담과 비교했을 때 이번엔 실질적이고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를 내놔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실제로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실행했을 경우에만 북한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고 NYT는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