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품 수준” 갤럭시 보다 비싸고 화면 구겨지는 화웨이 폴더블폰

입력 2019-02-26 04:03

화웨이가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한 폴더블폰 ‘메이트 X(엑스·사진)’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시제품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공개한 지 사흘 만에 폴더블폰을 선보이면서 삼성전자와 대결 구도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술 격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화웨이는 메이트 X를 공개하면서 간접적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교했다. 메이트 X를 접었을 때 6.6인치로 아이폰 XS 맥스(6.5인치), 갤럭시 폴드(4.6인치)보다 크다고 자랑했다. 펼쳤을 때 화면 8인치, 접었을 때 두께는 11㎜로 갤럭시 폴드(7.2인치, 16㎜)보다 화면은 크고 두께는 얇다. 배터리도 4500mAh로 4380mAh인 갤럭시 폴드보다 많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메이트 X는 곧 판매될 제품이라고 하기엔 완성도가 부족한 모습이 보였다. 제품을 소개하면서 터치가 제대로 안 되는 모습이 몇 차례 목격됐다. 올해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나왔던 로욜의 플렉스파이처럼 화면 가운데가 일어나는 모습도 메이트 X에 그대로 노출됐다. 플렉스파이와 메이트 X는 모두 화면이 외부로 드러난 채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을 택하고 있다.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메이트 X는 놀랍지만 화면 가운데가 구겨진다”면서 “높은 가격이 책정된 메이트 X를 사기 전에 알아야 할 정보”라고 완성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화웨이는 폴더블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용성에 대해서도 별다른 관점을 제시하지 못했다. 단지 접었다 펴서 화면이 커진다는 하드웨어에만 초점을 맞췄다.

화웨이는 메이트 X의 출시 시기도 올해 중순이라고 했을 뿐 구체적인 시기는 발표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격은 2299유로(약 294만원)로 갤럭시 폴드(약 220만원)보다 비싸게 책정했다.

화웨이는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인 폴더블에서 삼성전자의 대항마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현재로선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한 곳이 두 회사뿐이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메이트 X를 공개하자 매체들은 앞다퉈 두 회사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경쟁을 시작했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갤럭시 폴드도 시장에 나오려면 두 달가량 남은 데다 아직까지 두 제품 모두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험해볼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폴더블폰에서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진검승부는 4월 이후에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