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리설주-멜라니아 회동’은 불발… ‘김여정-이방카’ 만나나

입력 2019-02-24 19:06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퍼스트레이디 외교’는 결국 불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번 정상회담 일정에 나란히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4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전날 오후 평양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수행원 명단도 함께 공개됐지만 리 여사는 언급되지 않았다. 리 여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도 불참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1차 때와 달리 1박2일로 진행되면서 북·미 양측 정상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모았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게 됐다.

리 여사는 최근 남북 정상회담에 2차례, 북·중 정상회담에 3차례 김 위원장과 동행하며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미 정상이 명운을 건 담판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강행군을 택하면서 리 여사는 자연스레 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아 여사도 정상회담에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CBS방송 새라 쿡 기자는 트위터에 영부인실의 확인을 받았다면서 멜라니아 여사가 이번 하노이 방문에 동행하지 않는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압박 때문에 부인과 함께하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멜라니아 여사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이 정상회담에 따라갈 가능성은 있다. 이 경우 이방카는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대면할 것이 기대된다.

미국의 2차 정상회담 수행팀 면면은 북한 관련 사안을 빠짐없이 챙겨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최근 베네수엘라 사태에 집중하겠다며 한국 방문을 취소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을 맡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핵심 수행원이다. 1차 정상회담 이후 물러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자리는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이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무진 중에서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NSC 한반도보좌관과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 국무부 한반도 라인이 총출동할 전망이다. 후커 보좌관과 웡 부차관보 등은 이미 비건 특별대표와 함께 의제 조율과 최종 합의문 문안 작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에는 폼페이오 장관을 중심으로 볼턴 보좌관, 켈리 비서실장,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장,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 성 김 필리핀 주재 대사를 동행시켰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