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전 시급한 北… ‘경제통’ 오수용 특별열차에 태웠다

입력 2019-02-24 19:04 수정 2019-02-24 23:19
김창선(왼쪽)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24일 베트남 하노이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에서 통화를 하며 걸어나오고 있다. 김 부장 뒤로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보인다. 김 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묵을 숙소와 회담 장소 등을 미리 점검해 왔다.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수행단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이 대거 포함됐다. 기본적으로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수행단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번에는 경제 분야를 담당하는 오수용 부위원장 겸 경제부장이 처음으로 명단에 올라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의 경제 개발 의지를 드러내면서 해외 경제 발전 현장을 학습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24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을 떠난 사실을 보도하면서 오 부위원장을 포함해 김영철 리수용 김평해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1차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을 수행하지 않았던 오 부위원장은 이번에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 부위원장은 전자공업상과 금속기계공업성 부상,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 등을 지낸 ‘경제통’이다. 오 부위원장을 수행단에 넣은 것은 경제 발전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 개발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향후 북한의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남 분야를 총괄하는 김영철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해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대미 협상을 주도했다. 앞서 미국은 강성 발언을 쏟아낸 김 부위원장에 대해 불만을 표하면서 북측에 협상 파트너 교체를 요구했지만, 김 부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도 수행하며 ‘김정은 외교의 오른팔’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 제1부부장도 특별열차에 탔다. 그는 남북, 북·중, 북·미 정상회담 등 중대한 국제적 이벤트에 빠짐없이 등장해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이번에도 김 제1부부장은 김창선 국무위 부장과 함께 비서실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스위스대사 시절 현지에서 김 위원장을 돌본 것으로 알려진 리수용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 부상 등 핵심 외교라인도 열차에 올랐다. 최 부상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였다가 최근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로 교체되면서 그의 역할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무진 가운데 유일하게 수행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군부의 대외 업무를 도맡는 노광철 인민무력상도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수행단에 포함됐다.

인사 분야를 담당하는 김평해 부위원장 겸 간부부장도 처음 수행단에 포함됐다. 지난해 북한 예술단을 이끌고 방남했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도 베트남 하노이에 함께 간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의 김 위원장 출발 보도 영상에서 현 단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포착됐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