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수행단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이 대거 포함됐다. 기본적으로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수행단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번에는 경제 분야를 담당하는 오수용 부위원장 겸 경제부장이 처음으로 명단에 올라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의 경제 개발 의지를 드러내면서 해외 경제 발전 현장을 학습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24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을 떠난 사실을 보도하면서 오 부위원장을 포함해 김영철 리수용 김평해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1차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을 수행하지 않았던 오 부위원장은 이번에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 부위원장은 전자공업상과 금속기계공업성 부상,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 등을 지낸 ‘경제통’이다. 오 부위원장을 수행단에 넣은 것은 경제 발전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 개발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향후 북한의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남 분야를 총괄하는 김영철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해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대미 협상을 주도했다. 앞서 미국은 강성 발언을 쏟아낸 김 부위원장에 대해 불만을 표하면서 북측에 협상 파트너 교체를 요구했지만, 김 부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도 수행하며 ‘김정은 외교의 오른팔’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 제1부부장도 특별열차에 탔다. 그는 남북, 북·중, 북·미 정상회담 등 중대한 국제적 이벤트에 빠짐없이 등장해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이번에도 김 제1부부장은 김창선 국무위 부장과 함께 비서실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스위스대사 시절 현지에서 김 위원장을 돌본 것으로 알려진 리수용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 부상 등 핵심 외교라인도 열차에 올랐다. 최 부상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였다가 최근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로 교체되면서 그의 역할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무진 가운데 유일하게 수행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군부의 대외 업무를 도맡는 노광철 인민무력상도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수행단에 포함됐다.
인사 분야를 담당하는 김평해 부위원장 겸 간부부장도 처음 수행단에 포함됐다. 지난해 북한 예술단을 이끌고 방남했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도 베트남 하노이에 함께 간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의 김 위원장 출발 보도 영상에서 현 단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포착됐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경제 발전 시급한 北… ‘경제통’ 오수용 특별열차에 태웠다
입력 2019-02-24 19:04 수정 2019-02-24 2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