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제2의 중국’으로 주목받는 나라다. 세계 금융시장에선 ‘포스트 차이나’(중국 이후) 국가라며 2030년 중국에 필적하는 경제력을 갖출 것으로 평가한다. 베트남은 1억명 가까운 인구의 70%가 생산가능 인구인 ‘젊은 나라’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으로부터 배턴을 넘겨받고 글로벌 생산기지로 변신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물론 대만의 폭스콘, 중국 가구제조업체 만와홀딩스 등 각국 기업들이 줄지어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4일 연구보고서를 내고 “베트남이 낮은 임금, 풍부한 노동 인구, 지리적 이점 등을 바탕으로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 측은 “약 11년 뒤인 2030년 베트남의 구매력 기준(PPP)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지난해 중국과 비슷한 1만7988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경제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2030세대 노동력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전체 인구(약 9649만명)의 70%가 생산가능 인구인 ‘피라미드형 인구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인건비는 저렴하다. 베트남의 월평균 임금은 중국(918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85달러에 불과하다. 이웃 나라 태국(630달러)이나 인도(455달러)보다도 낮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트남 등의 저소득 아시아 국가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중국을 대체하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은 전자산업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지리적 이점도 두드러진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과 육지·바다로 이어져 있다.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물류를 잇는 역할도 가능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인 하노이로 이동할 정도로 베트남은 교통·교역망의 핵심에 서 있다.
여기에다 베트남은 ‘자유무역협정(FTA)의 허브 국가’라는 장점도 지닌다. 베트남 경제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수출이다. 베트남은 유럽연합(EU)과의 FTA를 비롯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다수의 무역협정을 맺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2030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최대 수출 대국은 베트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간에 베트남 인구는 1억명을 돌파하고 도시화도 45% 이상 진전될 것이 확실시된다. 중산층 비중은 전체 인구의 11% 수준(2015년 기준)에서 5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북·미 회담으로 주목받는 ‘포스트차이나’ 베트남, 2030년엔 중국 필적 전망
입력 2019-02-25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