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교육, 장애인, 실업 문제 등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이슈에 대한 여권 지도부 인사들의 실언과 설화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항상 옳다’는 선민의식과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인식이 부지불식간에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 지지율이 낮은 것과 관련해 “이분들(20대)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10년 전부터 집권세력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해명에서도 “모든 책임은 열악한 교육 환경을 만든 여야 정치권과 기성세대에게 있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4일 “‘우리는 옳다. 그래서 우리를 욕하는 쪽이 뭔가 잘못됐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발언”이라며 “이런 일이 터져도 여당 내에서 아무런 비판이 안 나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이날 민주당 수석대변인인 홍익표 의원의 교육 관련 발언도 문제 삼았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며칠 전 홍 의원이 ‘20대가 가장 보수적인 이유는 지독한 반공 교육으로 적대의식이 심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교육이 제대로 안돼 20대가 문제’라는 설훈 의원의 꼰대 망언! 그 원조가 따로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보수화된 대북 정책 기조 하에 교육이 이뤄졌고, 북한의 핵 개발과 연평도·천안함 사건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북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 그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에서는 “이념적 꼭두각시를 기르는 것이 교육의 목표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김현철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은 청년들을 향해 “여기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하지 말고 아세안에 가면 ‘해피 조선’”이라고 말했다가 이튿날 사퇴했다.
민주당은 안보 문제에서도 무턱대고 ‘우리를 따르라’는 식의 인식을 드러냈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수혁 의원은 지난 7일 당 정책조정회의 이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국민들이 1조400억원이면 어떻고, 1조500억원이면 어떻고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국민이 알아서 뭐해?”라고 해 ‘국민 무시’ 논란을 일으켰다.
이해찬 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8일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정치권에는 정상인가 싶을 정도인 정신장애인들이 많다. 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가 사과했다. 같은 달 3일에도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임성수 신재희 기자 joylss@kmib.co.kr
與, 청년·교육 이슈에 잇단 실언… 이러니까 ‘꼰대’ 소리
입력 2019-02-25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