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 업체들이 저가·물량 공세를 펴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판매량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 업체들은 고가·대형 제품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판매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18.7%로 2017년 20%에서 1.3% 포인트 줄었다. 삼성전자의 TV 시장 판매량 비중이 20%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11년(19.2%) 이후 처음이다. LG전자의 지난해 점유율은 12.2%로 전년 12.6%에서 0.4% 포인트 하락했다. 두 한국 대표 업체의 TV 시장 합계 점유율은 1년 사이 32.6%에서 30.9%로 줄었다.
반면 주요 중국 업체의 TV 판매량 점유율은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해 TCL은 8%로 2017년보다 0.9% 포인트 증가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이센스는 5.9%에서 7.2%로, 샤오미는 1.1%에서 4.3%로 점유율이 증가했다. 이밖에 스카이워스, 하이얼 등의 점유율까지 모두 합치면 중국의 세계 TV 시장 판매 점유율은 30%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업체들의 TV 판매량 점유율은 떨어졌지만 판매금액 기준 점유율은 오히려 올랐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금액 기준 TV 시장 점유율은 각각 29%와 16.4%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26.5%와 14.6%에서 각각 2.5% 포인트, 1.8%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6년 14.6%로 처음 1위에 오른 이후 13년 동안 1위를 지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TV 제품군의 모델이 다양해지고 가격대가 낮아지며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퀀텀닷디스플레이(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QLED TV 전체 판매량은 약 268만8000대로 251만4000대를 기록한 OLED TV를 앞섰다. QLED TV는 삼성전자의 대표 제품이고, OLED TV는 LG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그러나 금액 기준에선 OLED TV가 65억2900만 달러(약 7조3451억원)로 63억4000만 달러의 QLED TV보다 높았다. OLED TV 단가가 QLED TV보다 높기 때문에 OLED TV의 판매량이 적어도 더 높은 판매액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글로벌 TV 시장, 중국 저가·물량 공세에 ‘프리미엄’으로 방어 나선 한국
입력 2019-02-24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