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금융사들 주총… 키워드는 ‘국민연금’

입력 2019-02-24 17:39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총 시즌에서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체와 함께 주요 은행 은행장들이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의 교체를 두고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의견개진에 나선 국민연금이 올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신한·KB·하나·NH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0명 중 절반 이상인 1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먼저 신한금융의 경우 다음 달 총 10명의 사외이사 중 박철 이사회의장, 이만우, 히라카와 유키, 필립에이브릴, 이성량, 박안순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난다. 또한 KB국민은행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긴 주재성 사외이사를 대신할 사람도 뽑아야 한다.

KB금융에서는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유석렬 이사회 의장, 스튜어트 솔로몬, 박재하, 한종수 사외이사 등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이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한종수 사외이사를 제외한 3명의 사외이사는 재선임이 확정된 상태다.

하나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윤성복, 박원구, 차은영, 허윤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며, 농협금융은 정병욱 이사회 의장의 임기가 끝난다. 하나금융은 4명의 사외이사 모두를 재선임할 예정이다.

관심의 대상은 이들 사외이사의 선임 안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져줄지의 여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이후 지분율이 5% 이상이거나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 비중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들고 있는 농협금융을 제외한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은 모두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이 5%를 상회한다. 3대 금융사 모두 집중관리 대상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3개 금융사 모두 채용비리와 관련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국민연금의 의견개진 명분도 존재한다. 앞서 국민연금은 법령 위반 우려로 기업가치가 훼손됐을 경우 적극적인 의견개진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와 차기 하나은행장이 이번 주총에서 정식으로 선임된다는 점도 국민연금의 행보에 대한 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현재 연임이 유력한 함영주 행장의 경우 채용비리 재판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하더라도 선임 안이 주총 통과는 가능하다. 다만 국민연금의 반대를 받은 이들은 향후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밖에 BNK금융지주,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국금융지주,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국민연금의 행보에 집중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이 9%를 넘어가고 있다. 또 기업은행과 삼성화재, 삼성생명, 한화생명의 지분 역시 국민연금이 5% 이상 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몇몇 금융사의 사외이사 선임에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며 “국민연금의 의견개진 의지가 더욱 확고해진 만큼 올해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이번 주총 최대 이슈로 거론되던 노동이사제의 경우 KB금융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철회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조계원 쿠키뉴스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