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탁현민(사진)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사표수리 24일 만에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청와대 경험을 바탕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행사 등을 준비시키겠다는 취지지만 ‘돌고 돌아 또 탁현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자문위원은 무보수 명예직”이라며 “그동안의 경험을 앞으로도 소중하게 쓰기 위해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탁 위원은 향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을 도와 대통령 행사 준비를 맡게 된다. 청와대가 현재 공석인 의전비서관 인사 대신 자문위원직을 먼저 신설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의전비서관 구인난 속에 사회적 비판을 무릅쓰고라도 당장 일을 할 수 있는 탁 행정관을 끌어온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탁 위원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정부는 국민 속으로 직접 들어가겠다는 콘셉트를 표방하고 있다. 정통 의전의 격식과 민간식의 의전 사이에서 고민이 있다”며 “의전을 맡을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탁 위원이 청와대 재직 당시 일했던 실력을 평가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탁 위원을 의전비서관으로 임명하자는 기류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고민정 부대변인은 선임행정관에서 비서관으로 승진 임명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성과 워킹맘, 청소년에 대한 현장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의 인사”라며 “정책과 대외 소통 창구로서 고 부대변인이 2년간 근무해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고위공무원단 정원 내에서 이뤄진 만큼 다른 비서관직 삭제 등 추가 직급 조정은 없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세환 기자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돌아온 탁현민
입력 2019-02-21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