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작업자가 석면 해체… 학교 석면 관리 부실 논란

입력 2019-02-21 20:16

일부 학교에서 겨울방학 중 부실하게 진행된 석면 제거 공사로 석면 가루가 남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군 발암물질로 초미세먼지보다 작아 기관지 방어막에 걸리지 않고 폐로 들어간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겨울방학 중 석면 공사를 진행한 전국 학교 936여곳 중 379곳을 감독한 결과 52곳에서 석면 잔재물이 처리되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고용부는 이들 학교에 작업 기준 미준수 처분을 내렸다.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는 석면 가루 문제로 개학을 4월로 미뤄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석면 공사 부실 문제는 방학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 땐 학교 29곳이 작업 기준 미준수로 적발됐다.

학부모와 전문가는 교육부가 지난해 5월 내놓은 관련 가이드라인이 강제성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정희 전국학부모 석면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달부터 학교 석면 모니터단이 공사장을 살핀 결과 한 곳은 작업자들이 음주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청소업체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이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선 학부모과 당국 간의 고성이 오갔다. 학부모들은 “교육부와 환경부가 관리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 공사 때 문제가 다수 발견됐는데 왜 환경부는 ‘잔재물 제로화에 달성했다’고 홍보했느냐”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의 감독관 수가 너무 적어 생기는 문제”라며 “해당 수치는 오류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