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갤럭시S10을 선보이면서 오롯이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몇 년 전까지 인공지능(AI) ‘빅스비’, 가상현실(VR) 등을 특화 기능으로 내세우며 서비스 생태계 확대를 노리던 모습과 대비된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갤럭시S10은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후면 트리플 카메라, 6~12GB 램, 최대 1테라바이트(TB) 저장공간, 최대 4500mAh 배터리 등 현재 스마트폰 폼팩터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사양을 두루 갖췄다. 그동안 스펙 경쟁은 중국 업체의 경쟁 도구였는데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스펙 경쟁을 선언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갤럭시S10이 지난해 갤럭시S9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까지 2개였던 모델 수가 올해는 3개로 늘어난 게 가장 큰 이유다. 아이폰의 경우 지난해 나온 3개 모델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도 가장 저렴한 아이폰XR의 판매량이 제일 높았다. 갤럭시S10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S10e 판매량이 많아지면서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 애플은 라인업을 늘릴 때마다 매출수량이나 매출액 증대 효과를 누렸다”면서 갤럭시S10이 출시 후 1년 내에 4000만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 이윤정 애널리스트는 21일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 S10e 출시가 S10 시리즈의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모든 주력 기능을 탑재한 S10e가 기존 S6, S7 및 S8 시리즈 사용자들의 교체수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행 여부는 시장에서 가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에 비해 출고가를 낮게 책정했다. 갤럭시S10e의 국내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아이폰XR 64GB(99만원) 모델보다 10만원가량 저렴하다. 갤럭시S10+ 512GB 모델 출고가 역시 139만7000원으로, 아이폰XS 맥스 256GB(196만9000원)보다 57만원 싸다. 하지만 삼성전자 모델로만 비교하면 갤럭시S10의 가격은 S9보다 비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 가격을 인상했다”면서 “아이폰XS보다는 싸지만, S9보단 100달러 이상 비싸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오는 25일부터 3월 5일까지 갤럭시S10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자신있는 하드웨어에 집중한 ‘갤S10’… 출고가는 아이폰보다 낮춰
입력 2019-02-22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