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산하에 태스크포스(TF)가 줄줄이 생긴다. 당장 새로운 TF를 꾸려야 할 정도로 긴박한 현안은 없는 상황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의문은 TF 구성을 들여다보면 해소된다. 새로 생기는 5개 TF는 팀장이 팀원이다. 말하자면 ‘1인 TF’다. TF에 배치되는 인사들은 최근에 있었던 기재부 과장급 정기인사 직전까지 각 실·국에서 총괄과장이라는 요직을 지냈다. 하반기에 국제기구 등 해외 파견업무를 앞두고 있어 이번 정기인사 때 따로 보직을 받지 않았다.
보통 기재부에선 과장급 정기인사가 나면 총괄과장 중 일부는 일시적 공백기를 갖는다. 해외파견이 예정된 인력은 향후 2~3년간의 해외생활 준비를 한다. 기재부 본부에 대기하면서 고위공무원단(국장급 이상) 승진을 위한 교육을 받는 인력도 있다. 정기인사와 해외파견의 시점 불일치 또는 인사적체에 따른 공백인 셈이다. 기재부 내부에선 지난 1년간 실·국을 총괄하는 고강도 업무를 수행한 데 따른 일종의 휴식, 안식일로도 받아들인다. 이런 관행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의를 제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1일 “각 실·국의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대외업무에서도 능력을 갖춘 총괄과장급 고급 인력을 놀리는 건 조직과 국가에 손해라는 게 홍 부총리 생각”이라며 “이들에게도 임무를 부여해 국정 수행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TF에 부여할 구체적 업무는 내부 검토 중이다. 경제정책국의 경우 가칭 ‘거시경제 TF’를 만들고 각종 경제 관련 지표를 분석하는 데 조언하는 임무를 부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제실에선 ‘공익법인 TF’를 신설해 공익법인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세제지원 관련 업무를 배정할 예정이다. 이밖에 예산실과 공공정책국, 기획조정실도 1개씩 TF를 꾸린다. 이승욱 인사과장은 “각 실·국에서 올린 TF 계획서를 검토한 뒤에 최종적으로 과업을 정해 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기재부에 때아닌 ‘1인 TF’ 대거 등장
입력 2019-02-21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