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5시30분 충남 천안 동남구 병천면 백석연수원 대강당. 백석대 신대원 신입생 150여명이 하나둘씩 모였다. 백석대 설립자인 장종현 총장과 교수 60여명도 신입생 사이에 앉아 고개 숙여 기도했다.
6시부터 열린 새벽부흥집회에선 “일생 복음 전파자의 사명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가 선포됐다. 개인 기도시간이 되자 여기저기서 방언과 함께 “주여” 하는 장탄식이 터져 나왔다.
백석대 신대원은 2012년부터 매년 2월 교수와 신입생이 함께 영성수련회를 개최하고 집중 영성훈련을 한다. 신입생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곳에서 교수들과 합숙하며 2주 훈련일정을 꼬박 채운다.
지난 12일 시작된 수련회 프로그램은 간단하다. ‘새벽부흥집회-성경통독-기도회-성경통독-찬양-저녁부흥집회-기도회.’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말씀과 기도에만 집중한다. 김석현(35)씨는 “신입생 수련회라 가볍게 생각하고 참석했는데, 학교 정체성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신학도의 길을 가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 참 좋다”며 웃었다.
성경통독 시간엔 성경음성 파일을 1.4배속으로 튼다. 신학부 교수들이 나와 간략히 설명한 후 1시간30분 동안 통독을 하고 10분을 쉰다. 신입생 박미애(44·여)씨는 “육신은 힘들지만, 영적으론 깨어나고 있다”면서 “영적으로 어두워지는 한국교회 상황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신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하영(27·여)씨는 “성경을 통독하고 기도를 하면서 앞으로의 3년을 준비하고 있다”며 통성기도를 하느라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수련회 경비 9000만원은 전액 학교가 지원한다. 서울 서초동 신대원에선 야간반 신대원생 140여명을 위한 수련회가 동시에 진행된다. 지금까지 2400여명의 신학생이 이 과정을 거쳤다.
곽인섭 백석대 신대원 교목실장은 “수련회는 ‘신대원생의 기도 소리가 약해지고 야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장 총장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면서 “‘설교를 준비할 때 책을 1시간 본다면 성경은 2시간을 보고 기도는 3시간 해야 한다’ ‘사변화된 신학을 반성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설립자의 개혁주의생명신학 철학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유충국 신대원장은 “이렇게 말씀과 기도훈련을 마친 학생들은 소명이 분명해지며 수업 자세부터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천안=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말씀·기도에만 집중
입력 2019-02-2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