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중소형 선박사고를 선원의 안전의식 제고만으로 예방하기엔 한계가 있다. 자동 충돌회피 장치, 전복방지 장치, 화재예방 알람서비스 등 선박 안전기술 개발이 뒤따라줘야 한다.”
이연승(51)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을 지난 20일 세종시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이사장은 선박안전기술공단 최초의 여성 CEO다.
이 이사장은 최근 경남 통영 낚싯배 전복사고 등 잇달아 중소형 선박사고가 발생하는 원인부터 짚었다. 그는 “선박 노후화, 선원 고령화에 원인이 있다. 선원을 상대로 하는 안전교육과 홍보가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민들에게 아무리 구명조끼를 착용하라고 교육해도 조업에 방해가 되니 안 입는다. 조업할 때 편안하면서도 보호할 수 있는 구명조끼를 개발한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민들이 먼저 찾아 입을 것”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이 이사장이 강조한 선박안전을 위한 기술개발은 선박안전기술공단의 주요 업무다. 선박 설계·안전과 관련해 학계는 물론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 이사장은 해양사고 방지를 위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고 취약 선박을 선정해 1대 1로 전담관리하는 ‘케어십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선박검사와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역시 중요한 업무다.
앞으로 선박안전기술공단의 역할은 커질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조직이 확대·개편된다. 기존 업무뿐만 아니라 해양교통 관련 교육·홍보, 해양교통 관련 조사·연구 기능 등을 새롭게 담담한다. 기존 안전기술 개발·보급 기능도 강화된다. 이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R&D) 활성화 등 전문성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해양수산부가 개발 중인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에 실시간 운항 정보를 전송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내비게이션은 향후 선박 자율운항을 위한 핵심장치다.
해양환경관리도 주요 업무에 편입된다. 이 이사장은 “해양오염에 관한 국제적 규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NOx) 등 공해물질 관리, 친환경 선박에 쓰이는 여러 장치를 인증하는 업무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미 선박안전기술공단 내 기술연구원이 해양대기오염 종합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업무 영역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필요한 인력과 예산 확보도 빈틈없이 하겠다”고 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중소형 선박사고 예방, 안전기술 개발 뒤따라야”
입력 2019-02-21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