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성] 편집자 레터

입력 2019-02-22 00:05
3·1운동 100주년이 다가옵니다. 100년 전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비록 소수였지만 일제에 맞서 저항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때뿐 아니라 역사의 고비마다 하나님의 정의가 이 땅에 실현되길 바라며 불의에 항거했던 그리스도인이 있었습니다. 역사학도 강성호가 쓴 ‘저항하는 그리스도인’엔 책장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이 수없이 적혀 있습니다.

‘3·1운동과 부산 기독교’에서 마주한 시구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독립선언서를 영역하다 발각돼 옥에 갇혔던 최상현 목사의 ‘믿음의 힘’이라는 글입니다. “세상에 용감심 어디서 얻나요/ 십자가 흘린 피 생각할 때로다/ 총칼이 내 입에 닥친다 하여도/ 두렴과 무섬이 도무지 업구나/ 아-이 생각이 믿음의 힘인가// 세상의 권세가 그 무엇이리까/ 이 몸은 옥중에 갇히어 있어도/ 자유의 내 영혼 가두지 못하리/ 향내 난 기도나 올리어 볼가나/ 아-이런 것이 믿음의 힘인가.”

불의에 맞서 목숨 걸고 싸웠던 신앙의 선배들이 우리에게 ‘지금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묻는 듯합니다. 개신교 신자를 칭하는 프로테스탄트라는 단어는 ‘저항하는 사람들’에서 유래했다지요. 3·1절 100주년을 맞아 ‘나는 프로테스탄트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자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