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군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편에 서지 말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을 무시하고 변함없는 충성심을 다짐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국영TV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우리 시신을 넘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군은 잠재적인 영토 침범을 막기 위해 국경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장교들과 군인들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무한한 복종과 충성을 다짐하고 있다”며 “어떠한 외국 정부의 명령도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도 베네수엘라 군부의 배신을 종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나치 같다고 반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군부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자신들이 우리나라의 주인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는 이날 카리브해 일대 국경도 봉쇄했다. 베네수엘라 서부 팔콘주 인근에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원조 물품이 저장된 쿠라카우 우라부 보네르섬이 있다. 팔콘주와 섬들 사이 해상과 항공편을 차단해 원조 물품이 자국으로 반입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라고 CNN방송이 전했다.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군부의 국경봉쇄 방침을 비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국경 검문소를 지휘하는 군 간부를 호명하며 “마두로 대통령을 포기하라”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은 최근 열린 집회에서도 오는 23일 구호 물품이 육로와 해상을 통해 반입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 7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베네수엘라에 구호 물품을 지원하기로 한 후 지원을 수용해야 한다는 야권과 이에 반대하는 마두로 정권이 대립해 왔다.
베네수엘라 군부는 마두로 정권의 마지막 버팀목이다. 스스로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과이도 의장은 사면을 거론하며 군부의 정권 이탈을 회유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거들었다. 그는 18일 “과이도 대통령의 사면 제안을 받아들여라.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트럼프 최후통첩에도 베네수엘라 군부 “마두로에 충성”
입력 2019-02-20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