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품질경영·고객만족 중요성 일깨운 현대차 압수수색

입력 2019-02-21 04:00
현대기아차가 차량 제작결함을 은폐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세타2엔진 등의 제작결함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서도 수년간 결함을 은폐하거나 부인하면서 리콜 등 적절한 조치를 미뤘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차에서 25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부장의 공익제보를 토대로 2017년 그랜저 쏘나타 제네시스 등 12개 차종 23만8000대의 강제리콜을 명령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차는 수년 동안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국토부 조치가 있기 직전에 리콜을 실시했다. 국토부 조사결과 세타2엔진은 엔진 내부의 금속 이물질이 마찰열을 일으켜 엔진을 파손하거나 화재를 일으키는 등 운전자의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결함으로 확인됐다. 미국 구매자들의 집단소송에 대해서는 수리비 전액을 배상하면서도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미국과 한국 공장 환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역차별 논란도 있었다.

품질경영과 고객만족은 제조업체의 기본이다. 이런 기본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결코 일류 기업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현대차는 최근 수소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본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미래차를 개발하는 것은 사실화도 제대로 못 그리면서 추상화를 그리려는 것과 같다.

현대차는 품질혁신과 기술개발에 주력하기보다 서울 강남 한전 부지를 10조원에 사들이고 수조원을 들여 고층빌딩을 짓기로 하는 등 부동산 개발에 신경 쓰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인사관리 실패로 인건비 비중은 세계 자동차회사들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편이다. 생산성은 세계 최저 수준이고 품질과 가격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7%, 순이익은 64%나 급락했다. 올해 들어 실시한 미국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의 내구성 조사에서는 순위가 또 하락해 현대차는 8위, 기아차는 10위로 내려앉았다. 중소기업의 특허를 가로챘다는 특허법원의 최근 판결도 나왔다. 현대기아차가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과거의 잘못을 시정하고 품질경영과 고객만족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수소차 등 미래차 개발도 기본이 탄탄해야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