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2월 24일] 지혜로운 건축자

입력 2019-02-22 18:00

찬송 : ‘주의 말씀 듣고서’ 204장(통379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고린도전서 3장 10~15절


말씀 :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자신의 선교 활동을 집을 짓는 ‘건축의 과정’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산상보훈(마태복음 5~7장)에서 집 짓는 사람의 비유로 결론을 삼고 있는데 예수님의 사후제자인 바울도 집 짓는 비유를 들고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바울은 먼저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온 일이 건축의 과정에서 ‘터를 닦는 일’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건물을 다 지은 것이 아니고 기초공사만 했을 뿐이라는 뜻입니다. 이 대목에서 바울은 의미심장한 말씀을 던집니다. 자신이 닦아 놓은 터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전 3:11)

사도 바울의 이 말씀을 명심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다른 터가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터 위에 기둥을 세우고 건물을 짓는 일입니다. 간혹 터를 바꾸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대신 교주를 터로 삼거나 사람으로 터를 대신하려는 것입니다.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그런 시도를 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의 터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이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이 신앙고백에서 한 치도 물러나면 안 됩니다.

그다음에 바울은 자신을 ‘지혜로운 건축자’라고 말합니다.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내가 ‘지혜로운 건축자’와 같이 터를 닦아 두매 다른 이가 그 위에 세우나 그러나 각각 어떻게 그 위에 세울까를 조심할지니라.”(고전 3:10) 바울이 말하는 ‘건축자’는 헬라어로 ‘아르키테크톤’인데 이는 ‘아르키’라는 말과 ‘테크톤’이라는 말이 합해진 것입니다. ‘테크톤’은 목수라는 말입니다. 마가복음 6장 3절에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목수라고 불렀는데 이때도 ‘테크톤’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아르키테크톤은 목수들을 총감독하는 목수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목수를 목장이라고도 부르고 또 목장을 대목장과 소목장으로 나누었습니다. 소목장은 가구나 밥상 같은 것을 만드는 목수이고, 대목장은 궁궐 같은 큰 건물을 짓는 목수를 말합니다. 그만치 대목장은 기술이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알아주는 대목장에게 나라에서 벼슬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말한 아르키테크톤은 바로 그런 대목장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나는 대목장이다’라는 사도 바울의 말에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쳐납니다. 더군다나 ‘지혜로운’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였습니다. 지혜로운 건축자는 집을 잘 짓는 유능하고 탁월한 목수라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장막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집을 짓는 과정을 어깨너머로 무수히 살펴보았을 것입니다. 목수 중에는 눈가림으로 대충 집을 짓고는 돈만 챙겨서 달아나는 엉터리가 있는가 하면, 장인 정신을 발휘하여 튼튼하게 집을 짓는 양심적인 사람도 있었습니다. 지혜로운 건축자란 바로 장인정신을 갖춘 사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유능한 건축자가 되어서 터를 닦은 것처럼 고린도 교인들도 역시 유능한 건축자가 되어 그 터 위에 튼튼한 건물을 세우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우리 가정의 지혜로운 건축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혜로운 건축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굳게 세우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집을 세우는 사람입니다.

기도 : 만물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 저희를 지혜로운 건축자로 세워 주소서. 믿음의 기둥을 세우고, 은혜의 지붕을 올리고, 사랑의 울타리를 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굳게 세우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집을 세우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 (군산 대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