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무라 사토시 日 니가타성서학원장 “한·일 교회가 양국 관계 회복하는 다리 역할을”

입력 2019-02-20 00:02

“한·일교회는 양국의 가교가 돼야 합니다. 다리는 사람들에게 밟히는 것입니다.”

일본 니가타성서학원 나카무라 사토시(中村敏·70·사진) 원장은 지난 14일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과 일본교회는 두 나라 사이를 잇는 다리가 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색된 한·일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양국의 그리스도인부터 적극 교류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역사학자인 그는 노리마츠 마사야스(1863~1921)라는 일본인 선교사를 ‘밟히는 다리’의 본보기로 소개했다. 노리마츠 선교사는 1896년 일본인 첫 선교사로 내한해 18년간 활동했다. 그가 노방전도에 나섰을 때 한국인들은 돌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한옥에 살았고 한복을 입었다. 그의 아들에겐 일본어 대신 조선말을 먼저 가르쳤다고 한다.

나카무라 원장은 “노리마츠 선교사가 일본으로 돌아갔을 때는 일본인들도 그를 싫어했다”며 “그는 자신의 유골을 한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했다. 노리마츠 선교사의 무덤은 현재 경기도 수원 동신교회 옆에 기념비와 함께 조성돼 있다.

나카무라 원장은 최근 한·일 갈등에 대해 “정치가들은 그 자리에 있으므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일본 매스컴도 한국에 대해 좋지 않게 보도하기 때문에 일본인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를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은 불법이라 보기에 갈등을 겪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대립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 협상 때 일본 쪽에서 무리수를 뒀기 때문”이라며 “당시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가 불법이었음을 인정하고 동조했던 기업과 함께 사죄하고 배상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한국 역시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렇기에 양국은 민간 차원에서라도 다양하게 교류해야 한다. 온라인이 아니라 직접 만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카무라 원장은 최근 열린 동아시아기독청년대회 강사로 한국을 방문했다. 일본전도복음교단 목회자이자 대표적 일본 복음주의 교회사학자로 알려져 있다. 이와테대학을 졸업하고 도쿄성서신학사와 미국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에서 공부했다. 일본 평화헌법 수호를 위한 ‘9조회’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과거사 책임과 사죄운동을 통한 한·일관계 개선에도 힘써왔다.

‘일본 기독교 선교의 역사’(홍성사)를 비롯해 ‘일본 프로테스탄트 해외 선교의 역사: 노리마츠 마사야스부터 현재까지’ ‘중국·한국·일본의 교회’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인천= 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