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던지기 전 김철해 광주 벧엘교회 목사가 메시지를 전했다. 김 목사는 “어둠에 사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빛이 필요하다”면서 “감사하게도 우리에겐 줄 수 있는 사랑의 쌀과 복음이 있다. 우리 마음이 페트병을 통해 전해지도록 간절히 기도하자”고 말했다.
이날 날씨는 영상 1도였지만 눈발이 흩날렸고 쌀쌀한 바닷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훨씬 낮았다. 볼펜 잉크가 얼어 써지지 않을 정도였다. 언 손으로 페트병을 바다에 던지던 탈북민 박운병(71)씨는 “탈북민 입장에서 봤을 때 페트병이야말로 쌀과 복음을 서민들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탈북한 이재건(82)씨도 “북한에서 식량은 돈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황해도는 중국 접경지대가 아니어서 외부 세계의 정보는 물론 식량도 얻기 힘들다. 주민과 해안 경비대에 전달되는 페트병은 1개월 치 급여와 같다”고 귀띔했다.
페트병을 같이 던진 웬디 화이트 크리스천 프리덤 인터내셔널 대표는 “북한 주민에게 쌀과 성경이야말로 진짜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온누리교회에 출석하는 김용화(66)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4만5000개 넘는 페트병을 북한으로 보냈다. 김 회장은 “매달 300만원 넘는 돈이 필요한데 힘에 부친다. 하지만 우리가 보낸 페트병을 받고 탈북했다는 북한 주민을 만날 때마다 힘이 난다”고 웃었다.
페트병은 빠르면 4~7시간 만에 황해도 해변에 도착한다.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게 작은 페트병이 외부 소식과 복음을 전하는 유일한 통로인 셈이다. CCC나사렛형제들 소속 이선상(62)씨는 “이 쌀은 북한 주민에게 생명이자 복음이다. 하나도 유실되지 않고 동포들에게 전달되도록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면서 페트병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쌀 800㎏과 성경책 100권이 북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다음 달에는 7일과 22일 보낸다. 후원은 탈북난민인권연합과 나사렛형제들신협을 통해 할 수 있다.
석모도(인천)=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