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의 항해기록저장장치(VDR)가 회수됐다. 이에 따라 문재인정부 ‘1호 민원’인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 원인 규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지난 14일 사고 해역에 도착해 심해수색 작업을 벌이던 미국 오션인피니티사의 시베드컨스트럭터호가 17일 원격제어 무인잠수정(ROV)을 통해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체 일부인 선교(조타실)를 발견했고, 인근 해저면(수심 3461m)에 떨어져 있던 VDR을 회수했다”고 18일 밝혔다. 발견된 해역은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동쪽으로 약 3400㎞ 떨어진 곳이다.
한국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이 운항하던 벌크선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당시 필리핀 선원 2명이 구조됐지만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4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가족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문재인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직후 사고 원인 규명과 수색을 1호 민원으로 접수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오션인피니티사를 용역업체로 선정해 수색 작업을 맡겼다.
심해에 오랜 기간 묻혀 있다가 회수된 VDR은 공기와의 접촉으로 부식될 수 있어 특수 용액에 담아 시베드컨스트럭터호에 보관 중이다.
발견된 선교와 VDR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당시 마지막 조난 신호가 발신된 지역에서 불과 1㎞ 떨어져 있었다. 수색 작업은 침몰 추정 위치를 기준으로 직사각형의 면적(가로 55㎞×세로 23㎞)에 4대의 자율 무인잠수정을 투입, 음파를 쏴서 잔해가 모여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지점을 찾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ROV가 해당 지점을 집중 탐색했다. ROV에 장착된 카메라로 선교 측면에 표시된 선박 식별번호를 파악, 스텔라데이지호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또 ROV에 달린 집게 같은 로봇팔로 VDR을 회수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VDR에는 날짜와 시간, GPS 선박 위치, 속력, 방위, 선교 녹음, 초단파(VHF) 통신 등의 자료가 저장돼 있다”며 “이를 기상 상태와 연계해 운행 적정성과 사고 당시 선박 상태, 사고 전 선박의 손상 여부 등과 관련한 자료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DR에 담긴 데이터는 우선 추출을 거친다. 해양경찰청과 해양안전심판원이 추출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원인을 찾게 된다. 다만 데이터 추출과 분석에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文정부 ‘1호 민원’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 2년 만에 밝혀지나
입력 2019-02-19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