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비대위 “기독교 가치 공감하는 인수자 찾자”

입력 2019-02-18 00:02
안양대 비대위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왕현호 신학대 학생회장, 강경림 비대위원장, 추태화 전 부총장, 김광수 교수. 강민석 선임기자

지난해 8월 대진성주회측 인사들을 안양대 우일학원(김광태 이사장) 이사진으로 선임하면서 시작된 안양대 매각 논란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현재 안양대에서는 학생과 교수 등이 중심이 된 안양대 교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위원장 강경림 교수)가 활동 중이다. 비대위는 김 이사장이 학교를 계속 운영할 의지가 없는 만큼 기독교적 가치에 공감하는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비대위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비대위는 지난달 세종시 교육부 집회 이후의 상황부터 설명했다. 강경림 위원장은 “개강 이후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비대위가 조직된 후 비대위와 우일학원, 학교본부측 인사들이 모인 ‘학교정상화협의체’가 구성됐다”며 “지금까지 2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김 이사장이 대진성주회측에 매각을 시도한 행위가 학교 운영 의지가 없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강 위원장은 “교수협의회 등에서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지금까지 언론보도 등에서 밝혀진 내용들이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학교를 영리법인처럼 취급해 매매하는 행위가 불법이므로 기독교적 가치에 공감하고 안양대를 위해 재산을 출연하는 이들에게 운영권을 양도하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우일학원측이 대진성주회 외의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않으면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현호 신학대 학생회장은 “새로운 인수주체를 찾지 않으면 3월 신입생을 대상으로 사태를 설명한 뒤 4월부터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이사장의 가족들이 대대로 안양대를 운영해왔던 만큼, 타협이 이뤄진다면 예우를 갖출 방침이라고도 했다. 추태화 전 부총장은 “비대위는 기독교적 가치 등 건학이념을 준수하고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을 우일학원측에 소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일학원이 합의해 운영권을 넘긴다면 김 이사장이 오랜 시간 학교에 공헌한만큼 더 이상 문제삼지 않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정상화협의체는 18일 3차 회의를 가진다. 정상적 학사운영을 위해서는 20일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이 회의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비대위의 분석이다.

매각 문제 외에 학교 정상화 방안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안양대는 2012년 강원도 태백 연수원 부지를 공시지가보다 4배 이상 비싸게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문제에 대해 교육부 감사도 이어졌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추 전 부총장은 “태백 연수원 부지에 사용된 교비를 환원하고 입학정원 감축을 막기 위해 기숙사도 지어야 하는 등 교내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덧붙였다.

왕 학생회장은 “신학대 외 일반학부 신입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도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며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18일 회의에서 대진성주회 외 인수주체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