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대형마트들이 창고형 할인점과의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마트 유통망과 창고형 할인점 상품 기획력을 결합해 매출을 최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e-T 프로젝트’ 일환으로 오는 28일까지 자사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1등 상품 3종(‘세타필로션’ ‘비트 액체세제’ ‘하리보 골든베렌 젤리’)을 판매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트레이더스 인기 상품을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상품을 공동 기획·개발하는 것이다.
세타필로션의 경우 트레이더스 로션 부문 매출·판매 1위 상품으로 지난해 8만개 가까이 팔리며 매출 2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비트 액체세제와 하리보 골든베리 젤리 역시 지난해 각각 10만개, 30만개 이상 판매되며 그 인기를 확인했다.
아예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간 경계를 허물기도 한다. 홈플러스는 기존 대형마트에 창고형 할인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을 지난해부터 선보이고 있다. 필요한 만큼만 물건을 사는 1인 가구와 박스 단위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 등을 동시에 겨냥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들이 창고형 할인점과 협업에 나선 까닭은 내수 침체와 온라인 및 편의점으로의 고객 이탈 등에 따른 위기감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협업은 현재까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지난달 제1차 e-T 프로젝트 통해 선보인 ‘NEW 더 에어프라이어 플러스’의 경우 판매 시작 3일 만에 준비한 1만대 중 60%가량이 판매됐으며 2주 사이 전량 소진됐다. 이마트는 “덕분에 지난달 주방 소형 가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9% 증가했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대형마트들, 창고형 할인점과 협업 통해 ‘위기 탈출’
입력 2019-02-17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