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인기몰이, 작년 원전 2기 규모 새로 깔렸다

입력 2019-02-15 04:01
‘태양광 전성시대’다. 지난해에만 원자력발전소 2기의 발전량과 맞먹는 태양광 발전 설비가 전국에 깔렸다. 보조금 지원을 받은 가정용 태양광 발전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신규 설치 가구는 배 이상 늘었다. 월 321㎾h 이하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3㎾급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췄을 때 전기요금이 ‘0원’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전국에 신규 보급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이 2989㎿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재생에너지 3020’을 수립하고 지난해 신규 발전 설비 보급 목표치를 1700㎿로 제시했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175.8% 수준의 보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향후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태양광과 풍력, 수력, 바이오매스, 폐기물 5개 분야가 중심인 재생에너지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건 태양광이다. 지난해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2027㎿로 새로 설치한 재생에너지 설비 중 67.8%를 차지했다. 원전 1기의 발전 설비용량이 1000㎿ 정도인 걸 감안하면 한 해에 원전 두 개를 지은 효과를 거둔 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중·소형 설비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보급 대수로는 가정용이 압도적이다. 전년(4만5588가구)보다 배 이상 늘어난 12만5437가구가 신규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이밖에 산림·농지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용 태양광이 부쩍 늘어난 배경에는 ‘전기요금 절약 효과’가 있다. 월평균 전기사용량이 350㎾h인 가구를 예로 들어보자. 이 가구는 매월 5만5080원을 전기요금으로 내야만 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 설비(3㎾급)를 깔면 321㎾h가량의 전기를 자가 발전하게 된다. 이 가구가 요금을 내야 하는 전기사용량은 29㎾h로 뚝 떨어진다. 부과되는 전기요금은 7635원에 그친다. 4만7445원, 기존 전기요금의 86.1%를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가구마다 설비 용량에서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가 생산할 수 있는 전기량(321㎾h)보다 사용량이 적다면 아예 전기요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초기 설치비용 부담은 있다. 올해 기준으로 560만원이 든다. 이 가운데 30%는 정부에서 보조해 준다. 산업부 관계자는 “설치 후 7년 정도면 392만원 정도인 자부담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외벽으로 건물을 짓는 기술인 ‘건물 일체형(BIPV) 태양광 발전 설비’ 보급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해 50%였던 정부 보조금 비율을 70%로 높였다.

한편 풍력은 태양광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신규 설치된 풍력 발전 설비용량은 168㎿로 태양광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술 개발, 제도 개선 등을 담은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해 기반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