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전공장, 9개월 만에 폭발사고 재발로 사망자만 8명

입력 2019-02-15 04:02
14일 폭발사고가 발생해 직원 3명이 사망한 대전 유성구 외암동 한화 대전공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YTN 캡처

지난해 5월 5명의 사망자를 낸 한화 대전공장에서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한 공장에서 9개월 만에 노동자 8명이 숨지면서 한화 측의 안전관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오전 8시42분쯤 대전 유성구 외삼동에 위치한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생산팀 소속 김모(32)씨 등 노동자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40여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불은 오전 9시27분쯤 모두 꺼졌다.

소방당국과 한화에 따르면, 폭발은 추진제(연료) 내 부품인 ‘코어’를 빼내는 공정을 준비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어를 빼내는 장비와 코어를 연결하기에 앞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발생해 화재로 번졌다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추진제 안에 들어가는 코어를 빼내는 공정인데, 마치 연필심을 빼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며 “코어를 빼는 장비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해당 제품은 우리 공장에서 상당히 안정화된 제품으로 이런 사고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 발생지점은 다연장 로켓 무기인 ‘천무’를 개발하는 70동 건물로 지난해 폭발사고가 발생한 곳과는 직선거리로 200여m 떨어져 있다.

한화측은 지난해 사고 이후 대전공장에 안전대책을 추진했으나 사고가 재발돼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안전 관련 예산 총액을 늘리고 환경안전전담인력을 증원하는 등 후속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또 전 공정을 대상으로 위험성 평가를 진행해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안전 관련 외부 컨설팅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한화측의 안전대책이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한 유가족은 “(숨진) 남편이 지난해 폭발 사고 이후에도 똑같은 조건에서 근무를 했다고 한다. 사고 이후 추가된 안전장비라고는 방염복이 고작이었다고 들었다”며 “위험한 작업이다 보니 직급이 높은 사람들조차 일을 잘 모르고 피하는 탓에 신입직원들이 많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유명을 달리하신 사망자분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사고 발생 즉시 현장 대응팀을 꾸려 관련 기관 등과 함께 사고 수습 및 원인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한화 대전공장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현장에 감독관 9명을 파견해 조사에 착수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