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률이 늘어나면서 낙태율이 10년 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많은 여성이 “생명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낙태를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낙태 처벌규정이 담긴 법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복지부 의뢰로 지난해 9~10월 만 15~44세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낙태 실태를 조사한 결과 7.6%인 756명이 낙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또 이를 토대로 여성인구 1000명당 낙태건수를 뜻하는 낙태율을 추정한 결과 2017년 4.8%로, 2008년의 21.9%에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낙태율은 2009년 17.2%, 2010년 15.8%, 2016년 6.9%로 계속 줄고 있다. 낙태율 감소에 대해 보사연은 “피임도구 사용이 크게 늘고 사후피임약 처방건수가 30% 가까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가임기 여성 수가 감소한 것도 관련 있다고 보사연은 진단했다. 만 15~44세 여성은 2010년 1123만1003명에서 2017년 1027만9045명으로 8.5% 줄었다.
임신경험이 있는 여성 3792명 중 10.1%는 “낙태를 고려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낙태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응답자의 71.5%가 “태아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라고 말했다.
낙태를 한 주된 이유는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 등이었다.
한편 응답자의 75.4%는 낙태수술을 한 여성과 의료진을 처벌하는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헌재는 지난해 5월 공개변론을 진행한 뒤 판결을 미룬 상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피임률 늘면서 낙태율 10년 전의 ¼로 줄었다
입력 2019-02-15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