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웅제약 ‘나보타’가 미국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으며 국내 보툴리눔톡신제제의 글로벌 시장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보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미국FDA)으로부터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해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품 가운데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나보타의 미국 현지 판매는 미용적응증 제품 판매에 특화된 현지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가 맡게 되며, 상반기 중 출시를 통해 시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균주의 출처를 놓고 여전히 대웅제약, 메디톡스 등 국내사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보타의 미국 FDA 승인에 앞선 지난달 30일 메디톡스와 엘러간이 나보타에 사용된 균주의 출처를 문제 삼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며 다시 ‘균주’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이번 제소는 이전에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제기했던 소송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보톡스로 유명한 미국 제약사 엘러간과 함께 진행했다는 점에서 자국기업 보호를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ITC 제소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한국에서 진행되는 소송내용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안다. 자세한 것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에서 통상적으로 위협이 되는 경쟁사의 진입을 막기 위해 진행하는 발목잡기 전략의 일환으로 내용도 그동안 메디톡스가 근거 없이 제기했던 주장과 전혀 차이가 없어 FDA 허가는 물론, 나보타의 미국시장 사업화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동일한 취지로 반독점법 소송에 휘말렸던 엘러간이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의 의사와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의 일환일 뿐이다. 이번 소송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메디톡스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 제소) 관점은 자국에 부정한 방법으로 만든 제품에 대해 수입제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제조과정에서 부정성이 중요하다. 만약 제소가 받아들여진다면 에볼루스는 판매할 수 없다”라며 “결과는 좀 걸리겠지만 한국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당한 방법이었다면 소송이나 이슈화하지 않았겠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해외진출에 나서는 것은 문제”라며 “허가와 소송, 제소는 별개이다. 끝까지 밝혀내겠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보툴리눔 균주 및 전 제조공정 기술 탈취에 대한 1심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는 대웅제약의 말처럼 진행되고 있다. 메디톡스의 분쟁화에도 나보타는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제약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 성장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글로벌 진출에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 국내사간 분쟁은 유익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제약사간 보툴리눔톡신 균주 논란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균주 분쟁이 안전성 논란으로 확대되자 2017년 메디톡스 ‘메디톡신’(2제품), 대웅제약 ‘나보타주’(4제품), 휴젤 ‘보툴렉스’(2제품)의 안전성·유효성검토서와 기준 및 시험방법 심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균주를 관할하는 질병관리본부는 논란에도 명확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news.com
대웅제약 ‘나보타’ 美 FDA 승인 받았지만 ‘균주 출처’ 제소에 여전히 발목
입력 2019-02-17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