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 국내 첫 해외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권 확보

입력 2019-02-13 19:21 수정 2019-02-13 23:42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스코의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발표한 ‘식량사업 육성’의 발판이 마련됐다. 포스코대우가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소재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권을 갖게 된 것이다.

포스코대우는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종합물류기업인 오렉심 그룹과 지분 75%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사진). 오렉심 그룹은 현지 해바라기씨유 수출 분야에서 선적 점유율 30%(2017년 기준)를 차지하는 업계 1위 기업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프항에 식용유지 전용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역업 2개사, 물류업 2개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스코대우는 우크라이나 생산 곡물의 수매, 검사, 저장, 선적에 이르는 단계별 물류 컨트롤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제반 리스크를 줄이면서 개별 수요 국가의 요구에 맞춰 효율적으로 재고 관리도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 터미널은 흑해 최대 수출항으로 올 7월 준공되면 연간 250만t 규모의 출하가 가능하다.

세계 주요 곡창지대 중 하나로 평가받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체 곡물의 약 90%는 흑해 항만을 통해 수출되며 그중 최대 물량인 22.3%가 미콜라이프항에서 반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엔 미국의 카길, 스위스의 글렌코어 등 세계 주요 곡물기업과 중국의 중량집단유한공사(COFCO), 일본 스미토모종합상사 등이 이미 진출한 상태다.

이번 계약은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로서의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세계적인 식량 파동에 대한 대응, 국내 식량수급 안정화 등 국가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현재 쌀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10% 미만으로 대부분 곡물 수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조기에 연 1500만t을 취급하는 한국 최대의 식량자원 기업을 목표로 농장-가공-물류 인프라에 이르는 식량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터미널 인수가 그룹의 100대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