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어머니의 넓은 사랑’ 579장(통 304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잠언 31장 10~31절
말씀 : 잠언에는 부모가 자식을 훈계하는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잠 1:8) 잠언의 가르침을 ‘아버지의 훈계와 어머니의 법도’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어머니의 가르침이 압도적입니다.
잠언의 첫 장(1장)과 마지막 장(31장)에도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1장에서 어머니는 자식에게 친구를 조심하라고 타이릅니다. 특히 골목에 숨어 있다가 남의 돈을 빼앗는 짓을 하는 못된 친구들과 절대 어울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마지막 31장에는 ‘현숙한 여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의 값은 진주보다 더 하니라.”(잠 31:10) 우리는 ‘현숙한 여인’이라고 하면 ‘현모양처’가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얌전하고 조용하며 바깥출입도 자주 하지 않고, 그저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집안 살림을 알뜰하게 꾸려가는 그런 여인을 말입니다. 하지만 잠언의 ‘현숙한 여인’은 그런 현모양처와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팔을 걷어붙이고, 집안일과 밭일까지 다 도맡아서 부지런히 일하는 여인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현숙한 여인을 최고로 칩니다.
1장과 31장에 나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비교해 봅시다. 1장에서 어머니는 자식에게 입으로 가르침을 전합니다. 나쁜 친구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하고, 그런 친구를 따라다니면 파멸을 면치 못하게 된다고 자상하게 깨우쳐 줍니다. 주로 타이름과 말씀으로 자녀를 가르쳐 줍니다.
반면 31장에서 현숙한 여인은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물론 현숙한 여인도 “입을 열어 지혜를 베풀며 그의 혀로 인애의 법을 말하며”(26절)라고 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부지런히 일해야 된다느니, 허황된 재물을 바라지 말라느니, 하나님을 잘 섬겨야 한다느니 하는 가르침이 31장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현숙한 여인이 하는 일을 소상히 보여줍니다. 현숙한 여인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지런히 일합니다. 날이 새면 일찍 일어나서 식솔들의 밥을 챙겨주고 일을 맡깁니다. 포도원과 밭에 나가서 일합니다. 가족들 양식을 구하려고 먼 길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때로는 밭에서 거둔 열매를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합니다. 양털과 삼을 구해다가 식구들의 옷을 장만합니다. 밤에는 또 피곤한 몸으로 물레질을 합니다. 온종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쉴 틈이 없습니다.
현숙한 여인은 자녀들을 가르치되 입으로 훈계하지 않고 ‘몸’으로 보여줍니다.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 땀 흘리며 수고하는 모습,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동분서주 애쓰는 모습, 이렇게 몸으로 자녀들을 훈계하고 있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자녀들은 존경하고 따릅니다. “그의 자식들은 일어나 감사하며.”(28절) 부모가 자녀들을 가르칠 때 입으로만 가르치는 것보다 몸으로 가르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잠언의 마지막 장이 현숙한 여인의 이야기로 엮어진 뜻을 깊이 음미해 봐야 합니다.
기도 :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신앙의 부모로서 자녀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늘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저희에게 믿음과 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자녀를 위해 늘 기도하는 부모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가정예배 365-2월 15일] 몸으로 가르치니
입력 2019-02-15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