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혐오·차별 적극 대응… 특별추진위 구성”

입력 2019-02-12 19:00

국가인권위원회가 혐오 표현 인식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도 꾸린다. 혐오와 차별 현상을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고 이를 극복하는 데 올해 모든 힘을 모은다는 구상이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혐오·차별의) 본질적 원인이 어디 있는지를 잊어버리고 사람 대 사람으로 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며 올해 안에 ‘혐오 표현 인식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혐오 표현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그로 인한 피해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으나 이번 조사는 혐오 표현이 쏟아지게 된 요인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분석하기로 했다.

오는 20일에는 인권위 산하에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다. 이 위원회는 혐오·차별을 반대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목표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25명의 위원은 시민사회, 종교계, 여성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혐오 표현의 정의, 판단기준을 마련해 공공기관, 학교, 언론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혐오·차별의 예방을 자율규제에 맡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선거과정에서 나오는 혐오 표현 모니터링, 혐오·차별 인식개선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 사업도 구상 중이다.

국민이 처한 전반적인 인권 침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국가인권상황조사’(가칭)도 진행한다. 약 8000~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인 이 조사는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경험한 경우 인권에 대한 인식 등을 측정할 방침이다. 강문민서 혐오차별대응기획단장은 “우리 모두가 혐오·차별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많은 시민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며 “시민들이 혐오·차별에 반대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최근 미투(성폭력 피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스포츠계의 성폭력·폭력 실태 조사를 위한 준비는 다음 달까지 마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스포츠계의 성폭력·폭력의 문제를 제대로 뿌리 뽑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