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카풀 반대’ 분신… 불붙은 택시 몰고 국회 돌진

입력 2019-02-11 19:44 수정 2019-02-11 21:36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진입로 앞에서 11일 개인택시 기사의 분신 시도로 화재가 발생, 경찰이 진화하고 있다. 이날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는 택시업계 비상대책위원회의 카풀 반대 집회가 열렸다. 뉴시스

60대 택시 기사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국회 정문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서울개인택시조합원인 김모(62)씨는 이날 오후 3시50분쯤 택시에 불을 지른 뒤 국회 정문으로 돌진하다가 다른 승용차에 부딪혀 멈췄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그를 구조해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김씨는 구조 당시 숨을 쉬고 있었지만 향후 상태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그가 탄 차량 조수석에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 허용 정책에 불만을 제기하는 내용의 유서성 메모가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의 현장감식 결과 인화성 물질이 사용됐음을 뜻하는 유증 반응이 양성으로 나타났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에 따르면 김씨는 개인택시조합의 서울 강남지역 대의원으로 이날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열렸던 카카오 카풀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오후 1시 집회가 끝난 뒤 국회 앞 택시기사들의 농성 천막에 머무르고 있다가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화재 발생 당시 국회에서는 정부와 카카오,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카풀 도입과 택시 처우 개선을 위한 3차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택시노조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카풀을 할 때 돈을 받지 못하는 방향으로 협의안이 마무리되고 있었는데 분신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 회의를 중간에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택시기사 최모(57)씨가 국회 앞에서 분신을 했고, 지난달에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경기도 수원에서 온 택시기사가 분신했다. 이들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