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개최 국제당뇨병연맹 총회, 정부 지원 부족에 안절부절

입력 2019-02-11 19:28
2017년 4일부터 8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2017 국제당뇨병연맹 총회’ 내 한국 홍보 부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북한 참가가 유력한 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해 놓은 부산시와 의료관련 단체가 자칫 제3국에 행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11일 부산시와 국제당뇨병연맹(IDF) 한국사무국 등에 따르면 ‘2019 부산 IDF 총회 및 학술대회’가 오는 12월 2일부터 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IDF 총회 개최는 국내 최초이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고베와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 번째다. 이 행사에는 세계 170개국 230여 단체에서 당뇨병 관련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과 영양사, 운동처방사 및 정책당국자 등 회원 1만7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의 관련 산업 종사자 등을 포함하면 3만여명이 이 기간 부산을 찾을 전망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의료분야 행사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회원국인 북한도 의사와 간호사 등 50~100명을 파견할 뜻을 IDF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를 앞두고 오는 5월 평양에서 IDF 주관의 걷기대회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국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과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행사 진행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사무국 차원에서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무국은 회원들의 회비와 부스 판매 등 만으로는 70억~80억원대의 주최측 예산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에 인력과 예산 지원을 요청했으나 부정적인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유치한 행사가 아닌 만큼 대규모 지원은 어렵다”며 “다만 행사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1억원 정도의 예산을 확보하고 홍보 등 역할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도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수억원 상당의 예산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예산 조달에 애로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상하이와 태국 방콕 등은 벌써부터 현지에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며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DF의 조남한(아주대의대 교수) 회장은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치료를 위한 좋은 기회인데 행사가 다른 곳에서 열리면 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회장은 2017년 열린 IDF 총회에서 회장에 선출됐으며, 당시 7개국이 유치전을 펼친 끝에 차기 총회 개최국으로 부산이 선정됐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