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위 낚시는 끝나지 않았다… 최호성 “다시 도전”

입력 2019-02-10 20:01
최호성이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서 가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1라운드 17번 홀에서 ‘낚시꾼 스윙’으로 티샷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피셔맨’ 최호성(46)의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전이 컷탈락으로 끝났다. 독특한 ‘낚시꾼 스윙’으로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낯선 환경과 파워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최호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6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 더블보기 2개에 그치며 5오버파 77타를 기록했다. 중간합계 9오버파 224타를 친 최호성은 공동 138위에 그쳤다. 컷 통과 기준타인 3언더파에 크게 못 미쳐 최종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최호성은 대회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스윙 동작이 낚시꾼이 낚싯대를 채는 모습과 흡사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PGA는 최호성을 위해 기자회견을 마련하는가 하면 메인 홈페이지에 그의 과거와 현재를 집중조명하는 등 특급 대우까지 해줬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선 PGA 적응 실패와 실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무너졌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은 다른 대회와 달리 매일 다른 골프장에서 경기를 치렀다. 페블비치 골프링크스, 몬테레이 페닌술라CC, 스파이글래스 힐 GC 등 3개 코스를 돌며 1~3라운드를 돌았다. 모두 최호성이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곳이다. 그린도 상당히 까다로웠다. 최호성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확실히 그린에서 많은 차이를 느꼈다. 라인 읽기가 어려웠다”며 “그린의 경사와 굴곡이 심한 곳이 많아서 어프로치를 잘 쳤는데도 공이 홀을 지나 그린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술회했다.

파워도 세계적 스타들에 비해 크게 모자랐다. 최호성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낚시꾼 스윙’을 고안했지만 정작 이번 대회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265야드였다. 이는 PGA 투어 전체 평균(294야드)보다 30야드 정도나 짧다.

하지만 최호성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최호성은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투어와 아시안 투어를 경험하고 PGA 투어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불러만 주시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골프 코스에서 쓰러지는 날까지 시합에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최호성은 이번 대회에서 영화 베트맨 시리즈, 미드 ‘NCSI 로스앤젤레스’ 시리즈에 나온 배우 크리스 오도넬, 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제리 켈리,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애런 로저스와 함께 뛰었다. 최호성은 ““정말 멋진 동반자들이었다. 나를 기억할 선물로 뭘 줄까 고민하다 내 스윙 이미지가 새겨진 헤드 커버를 줬다”고 소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