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토종 인터넷 사업자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독자적인 콘텐츠를 확보해 열세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국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는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의 독무대다. 10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유튜브가 사용시간 점유율 86%를 차지했다. 반면 네이버의 ‘네이버TV’는 점유율이 불과 1%에 그쳤다.
방문자 규모에서도 차이가 상당하다. 통계 조사업체 닐슨컴퍼니코리아가 집계한 지난해 12월 순방문자 수(PC·모바일 합산) 통계를 보면 유튜브 3066만131명, 네이버TV 822만5051명, 카카오TV 386만6786명을 기록했다. 네이버TV, 카카오TV를 합쳐도 유튜브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유료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강세를 보인다. 와이즈앱은 지난해 12월 기준 안드로이드 사용자 중 넷플릭스 유료 사용자가 90만명, 월 결제금액은 117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인터넷(IP)TV를 통한 사용자, 아이폰 가입자를 고려하면 유료 가입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열세인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전략을 짜내고 있다. 네이버는 유튜브를 겨냥해 동영상 서비스를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강화 방향으로 완전히 개편할 예정이다. 폐쇄적이라고 평가받던 네이버TV는 이미 개방형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채널 개설 절차를 간소화하고 개설 조건도 낮췄다. 기존에는 블로그, 카페 등 플랫폼에서 구독자 300명 이상을 확보해야만 채널 개설이 가능했지만, 이 기준을 100명 이상으로 낮췄다. 또 네이버 서비스의 핵심인 메인 화면과 검색 화면을 모두 동영상 최적화 형태로 개선한다. 동영상 관련 서비스가 중간에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업체가 직접 제작·배급하는 콘텐츠다. 카카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카카오에서만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계열사인 카카오M을 통해 사업 영역을 영화·드라마 등 직접적인 콘텐츠 제작은 물론 연예 매니지먼트로까지 확장했다. 지난해부터 투자를 진행했던 BH엔터테인먼트·숲엔터테인먼트·제이와이드컴퍼니 인수를 완료하며 국내 유명 배우들을 확보했다. CJ ENM 대표를 지낸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올 초 취임하면서 “카카오M의 음악·영상 콘텐츠 사업에 대한 강점과 성장잠재력, 콘텐츠 생태계를 더욱 성장시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강자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SK텔레콤은 넷플릭스에 대항할 OTT를 만들겠다며 ‘토종 연합’을 선언한 상태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을 합친 통합법인을 올 상반기 내 출범시킬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네이버→유튜브’ ‘카카오→넷플릿스’ 토종의 OTT 선전포고
입력 2019-02-11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