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삶에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2

입력 2019-02-09 04:0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밤늦게 세탁기를 돌리는 당신,
나는 주방에서 그릇이나 씻고,
사랑이 사랑인 줄도 모른 채
점점 더 야만인이 되어가던 우리,
경칩에서 동지까지 우리는 평화로웠다.
강의 하류까지 갔다가 돌아오던 우리,
삶에 고개를 박고 열중한 나머지
우리는 잘못 살았다.

장석주의 시집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문학동네) 중

195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장석주는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올해 등단 40주년을 맞은 그는 그동안 시집 10여권을 포함해 책 100여권을 썼다. 이번 시집의 주제는 ‘사랑’이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작은 슬픔으로 큰 슬픔에 닿기 위하여 애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