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직거래 가능한 대표”… 대권 꿈 접고 관리형 대표 자임

입력 2019-02-08 04:03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안상수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국민일보와 인터뷰 자리에서 안상수 의원은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김지훈 기자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는 안상수(73·3선)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직거래 가능한 제1야당 대표’를 내세우고 있다. 2008년 인천시장 재임 중 인천 송도에 트럼프타워를 유치하는 문제로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난 인연이 있다. 정치 입문 전 기업(동양그룹)에 몸담았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다. 이미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A4 용지 네 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 ‘조만간 직접 만나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안 의원은 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그는 “북·미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문재인정부 얘기만 듣기보다 한국 보수 세력의 입장도 들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편지를 썼다”며 “(백악관) 북핵 담당 특보 쪽을 통해 편지가 전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 초쯤 면담 여부가 결정되면 전당대회 일정 중이라도 다녀오겠다”며 “마침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가 미국을 방문하는 만큼 동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대권주자가 아닌 관리형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2012년과 2017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그는 일찍부터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면서 대권의 꿈을 내려놨다. 선거 슬로건도 ‘대권주자 비켜라, 통합주자 나간다’로 정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당대표가 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는 것이 먼저이지 지금 상태에서 대권주자로 뜨면 안팎으로 숱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특히 경기고 8년 후배인 황 전 총리에 대해 “과거 당이 어려울 때 선거대책위원장이나 서울시장 후보 요청을 외면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정당화할지 궁금하다”며 각을 세웠다.

당권주자들 사이 논쟁거리가 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안 의원은 “과거를 돌릴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도 “보수가 정권을 잡는다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도 99%는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내세우며 보수를 궤멸시키려 한다면 반드시 부메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심우삼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