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군사 도발 없는 ‘조용한 2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2월 8일 건군절(인민군 창설기념일)에 신형 전략무기를 뺀 열병식을 진행하며 수위 조절을 한 데 이어 올해에도 군사 도발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국면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군 관계자는 건군절을 하루 앞둔 7일 북한 동향을 묻는 질문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답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은 건군절과 관련된 소규모 행사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규모 열병식을 치르기 위해 평양 미림비행장에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움직임이 현재까지 식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대신 평양에 있는 외국 무관단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을 비롯한 군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군 창건 71주년 연회를 지난 6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3대를 거치며 인민군이 발전했다고 칭송하는 보도를 내놨다.
북한은 정주년(5년·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기 때문에 올해 건군절 열병식을 생략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내놓지 않고 ICBM급 화성 14·15형 등 2017년에 시험발사했던 미사일만 보여줬다. 열병식 시간도 절반가량으로 줄여 ‘로키(low-key·절제된) 열병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북한은 2월에 집중적으로 일으켰던 군사 도발을 중단하고 있다. 과거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을 전후로 미사일 도발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2017년 2월 12일 SLBM을 지상형으로 개조한 ‘북극성 2형’을, 2016년 2월 7일에는 ‘광명성 4호’를 시험발사했다. 2013년 2월 12일에는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다만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정례적·방어적인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지를 촉구하고 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외세와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과 무력증강은 군사적 긴장을 조장하고 한반도 정세를 위험한 국면으로 몰아가는 주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북, 2년 연속 군사도발 없는 ‘조용한 2월’
입력 2019-02-07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