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소식에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앞서 개최된 북·미 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당시 주가 패턴을 고려하면 기대감은 회담 며칠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경협주의 급등과 버블(거품) 붕괴를 겪었던 투자자들도 이 패턴 때문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회담 이후까지 ‘경협주 모멘텀’이 이어지려면 핵사찰 개시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7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남북 경협주들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북한 비핵화 기대감에 방사성폐기물 처리 및 원자력사업 관련 종목인 오르비텍(16.14%) 우리기술(14.02%) 한전기술(2.88%)이 올랐다. 시멘트 관련 업종인 아세아시멘트(4.10%)와 한일현대시멘트(2.91%), 건설·교통·철도 관련주인 남광토건(2.76%) 대아티아이(2.32%)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북·미 정상회담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세 영향으로 1.66% 오른 728.79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전날 2차 북·미 정상회담 계획이 발표되자 주가는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새해 국정연설에서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담이 이틀간 진행되는 데다 회담 직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마지막 시일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장은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경협주가 힘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비슷한 패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무협상부터 정상회담 일주일 전까지 기대감에 따라 주가 상승이 이어지다가 일주일 전 회담 내용을 예측하는 뉴스 흐름에 따라 선제적 차익실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경협주 모멘텀’을 이어가게 만들 열쇠로 핵사찰 개시를 꼽는다. 이번 회담에서 경협 ‘기대감’을 ‘현실’로 이어지게 만들어줄 세부 실행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김병연 연구원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키워드는 구체적 실행 방안, 즉 핵사찰”이라고 말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도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사찰을 받아들이고,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한다면 남북관계, 특히 경제협력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이는 금융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원화의 대외적 신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또 들썩이는 남북 경협株, 상승세 이어갈 열쇠는 ‘핵사찰’
입력 2019-02-0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