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올해부터 실생활 블록체인(분산저장기술) 서비스 상용화에 대비해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할 갤럭시S10에 가상화폐를 저장하고 송금할 수 있는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지갑은 일반 소비자들이 ‘퍼블릭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필요한 필수 도구로 꼽힌다. 퍼블릭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자들은 보통 서비스 개발·운영을 위해 가상화폐를 발행하는데, 전자지갑이 이 가상화폐를 다루는 통장 역할을 한다. 앞으로 실생활 블록체인 서비스가 대중화될수록 전자지갑의 쓰임새도 늘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유럽 등에서 ‘블록체인 키스토어’ ‘블록체인 박스’ ‘블록체인 코어’ 등 관련 상표에 대한 권리를 등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을 육성·지원하는 조직 C랩을 통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블록체인은 특정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검증·보관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조작·해킹을 막는 데 유리하고, 은행이나 정부 등 중앙관리자를 거치지 않아 효율적이다. 디지털 개인 인증이나 화물 추적, 원산지 관리, 각종 인증서 발급 등 보안·신뢰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한때 ‘비트코인’으로 유명세를 치른 가상화폐는 ‘송금’ 등 전자결제 기능에 집중한 블록체인 서비스의 한 종류다.
네이버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지난해 8월 개시한 메인넷 ‘링크체인’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외부 분산형 애플리케이션(디앱) 개발사를 모집해 ‘디앱 얼라이언스’를 꾸리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도 올 상반기 중 메인넷 ‘클레이튼’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메인넷과 디앱은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와 앱처럼 공생하는 관계다.
KT는 다음 달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들에 관련 인프라를 대여하는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자체 클라우드 ‘유클라우드’에 블록체인 노드(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를 자동으로 구성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로 블록체인용 서버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 설비 구축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실생활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나서는 ICT 업계
입력 2019-02-07 18:33 수정 2019-02-07 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