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빛의 사자들이여’ 502장(통 259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잠언 11장 9~12절
말씀 : 오늘 말씀 10절과 11절에 공통으로 나오는 낱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성읍’이라는 말입니다. “의인이 형통하면 ‘성읍’이 즐거워하고”(10절) “‘성읍’은 정직한 자의 축복으로 인하여 진흥하고.”(11절)
옛날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큰 마을을 이루면 마을을 빙 둘러서 성을 쌓았습니다. 성 중간마다 동대문 남대문처럼 성문을 달아서 낯선 사람의 출입을 막았고, 성 위에는 외적을 감시하는 망대를 세웠습니다. 성안에는 사람들이 사는 집이 있고 성 밖에는 농사를 짓는 밭이 있었습니다. 성문 앞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재판이나 회의가 열리는 공공장소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성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나 도시를 ‘성읍’이라고 부릅니다.
잠언에는 성읍과 연관된 말이 많이 나옵니다. 지혜가 “길가의 높은 곳과 네거리” “성문 곁과 문 어귀”(8:2~3)에서 사람들을 부르고, 현숙한 여인은 ‘성문’(31:31)에서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습니다.
잠언의 신앙은 시편의 신앙과 대조를 이룹니다. 시편의 신앙이 성전의 신앙이라면 잠언의 신앙은 성읍의 신앙입니다. 시편이 하나님을 향하여 찬양과 기도를 드리는 것이라면, 잠언은 이웃을 향하여 사랑과 친절을 베푸는 것입니다. 시편이 제물의 향기처럼 위로 피어오르는 것이라면, 잠언은 포도 넝쿨처럼 옆으로 뻗어 나가는 것입니다.
시편이 하나님을 섬기는 법을 가르쳐 준다면, 잠언은 이웃을 섬기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오늘 읽은 말씀에서 9절과 12절에 공통으로 나오는 낱말이 ‘이웃’입니다. 성읍에 같이 어울려 사는 이웃을 어떻게 대하고 이웃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잠언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놀라운 것은 잠언에는 하나님을 섬기는 법에 대한 가르침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라든지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라든지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라든지 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웃에 관한 가르침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옵니다. 말을 조심해라, 교만하지 마라, 부지런해라,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해 주어라, 저울과 추를 속이지 마라 등등.
성전이 예배공간이라면 성읍은 생활공간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성전은 교회이고, 성읍은 동네나 아파트입니다. 교회생활과 일상생활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교회생활은 잘하는데 일상생활이 따르지 못하면 무례한 기독교라는 비난을 면치 못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교회 생활에 관해서는 많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이웃을 섬기며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깊이 성찰하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가정생활 직장생활 학교생활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밝히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서 칭찬을 받으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를 가정에서부터 논의해 봐야 합니다. 예를 들면 층간 소음을 없애기, 주차 예절 지키기,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기 등을 가르쳐 주면 좋습니다. 이렇게 성전 신앙과 성읍 신앙, 시편 신앙과 잠언 신앙, 교회생활과 일상생활이 잘 조화를 이룰 때 사람들부터 무례한 기독교가 아니라 친절한 기독교라는 칭찬을 듣게 될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저희가 선한 행실로 세상을 환하게 비추게 하여 주옵소서. 온 세상에 예수님의 향기를 진하게 풍기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가정예배 365-2월 10일] 성읍 신앙
입력 2019-02-08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