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늘 듣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가 내년 살림살이도 넉넉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반대 이야기를 들은 적이 거의 없던 것 같습니다. 이렇듯 해마다 경제에 대한 염려로 새해를 시작하는 이들을 자주 목격합니다. 혹시 여러분도 새해를 이런 염려로 시작하지는 않으셨습니까.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재정에 관해 주시는 말씀입니다. 돈 잘 버는 방법이나 재테크를 잘하는 원리를 가르쳐 주시는 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대신 하나님은 무엇을 더 소중히 여기고 계신지를 강조하면서 재정과 신앙생활에 대한 교훈을 주십니다.
우선 예수님은 우리의 존재가 까마귀나 백합화, 들풀보다 더 소중하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동식물을 직접 다스리십니다. 그분이 만드신 법칙 안에서 누군가 신경 쓰지 않아도 모든 동식물이 잘 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왜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라고 말씀했을까요.(28절) 예수님은 재정에 대해 염려하는 제자들에게 까마귀나 백합화, 들풀과 비교되지 않는 사랑으로 하나님이 제자들을 대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와 함께 제자들이 다른 만물과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을 주시는 하나님을 어떤 자세로 대하는지를 지적합니다.
재정에 관해 예수님께서 말씀하고자 하는 첫 번째가 바로 이것입니다. 재정의 부족함 때문에 자연 만물을 다스리는 하나님께 향한 신뢰를 상실한 제자들의 자세입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한 치 오차 없이 다스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알면서도 재정의 염려 때문에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것이 불행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재정의 염려는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신뢰치 않는 간구는 쓸데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먹고 마실지 이런 것들을 근심하지 말고 구하지도 말라고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세상 백성이 구하는 것으로 염려하며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오늘 말씀의 대상은 제자들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는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르는 모든 자가 깨달아야 할 재정의 원리입니다. 첫 번째는 재정의 부족함을 염려하지 말고 공급하는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야 하는 믿음의 소유자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하나님 나라의 방식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31~32절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하고 두려워 말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제자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주는 걸 기뻐하며 우리가 구하는 모든 것도 다 주는 분이라고 말씀합니다. 이어 33~34절에선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성경 원어로 배낭은 전대 주머니, 즉 지갑입니다. 그런데 이 배낭은 그냥 준비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소유를 팔아 구제해서 마련해야 합니다. 구제하고 나면 하나님은 도둑의 염려도 없고 썩어 없어지지도 않는 하늘의 보물을 준다고 하십니다.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은 유형이 아닌 무형의 지갑입니다. 모든 소유의 주인은 하나님임을 인정할 때 마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소유가 하나님 것임을 인정할 때에야 우리도 이 배낭을 소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재정에 대해 염려하는 제자들에게 ‘믿음이 작은 자’라고 핀잔을 준 것은 바로 이 믿음이 부족함을 본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크기대로 이 배낭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소유할 제자들이 재정의 염려로 하나님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행 중의 불행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정의 염려로 하나님 나라 주시기를 기뻐하는 그분을 대면치 못한다면 여전히 불행 가운데 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모든 만물의 주관자인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낡지 않는 배낭을 믿음으로 소유하는 성도가 됩시다. 그래서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원리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김영식 목사·포타미션 대표
[오늘의 설교] 낡아지지 않는 배낭을 만들라
입력 2019-02-08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