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백스톱 삭제 대신 일부만 손질”

입력 2019-02-06 19:02
사진=AP뉴시스

테리사 메이(사진)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 천명 이후 유럽연합(EU) 측과 처음으로 만난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메이 총리가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을 만난다고 5일 보도했다.

북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메이 총리는 합의안에서 논란이 된 ‘백스톱’ 조항을 없애는 대신 일부분만 변화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백스톱이란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이 엄격히 통제되는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해 만든 조항으로, 브렉시트 전환기인 2020년 말까지 영국 전역을 EU 관세동맹에 남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일랜드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큰 북아일랜드에선 매일 3만명 정도가 국경을 넘는다. 하드보더가 될 경우 경제적 타격은 물론 과거 민족주의적 유혈투쟁까지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백스톱 조항이 발동되면 영국이 EU 관세동맹에서 일방적으로 발을 뺄 수 없게 된다면서 반발해 왔다.

메이 총리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연설을 통해 “하드보더를 피하는 브렉시트를 단행하겠다는 이전의 약속은 확고부동하다”면서 “북아일랜드는 과거와 같은 국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아일랜드 정부나 EU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의 발언은 당장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강경파인 유럽리서치그룹(ERG)은 “의회가 메이 총리에게 요구했던 건 백스톱 수정이 아니라 백스톱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다시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하드보더 방지를 위해 대안을 찾고 있고, 거기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백스톱에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부분은 시간 제한이나 관세동맹 탈퇴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EU 내에선 메이 총리의 백스톱 수정을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U가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말까지인 브렉시트 전환기간에 백스톱 대체 해법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 나온다”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