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선택한 미국, 북 경제개발 모델 감안한 듯

입력 2019-02-06 18:24 수정 2019-02-06 20:5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는 베트남은 북한 경제개발 모델로 자주 거론되던 나라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개방과 경제발전에 성공을 거뒀다. 한때 미국과 전면전을 벌였다는 점에서도 북한과 공통점이 있다. 회담 장소가 베트남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개발을 자극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은 사회주의식 경제정책을 추진하다 1980년대 초 경제난에 직면했다. 지도부는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를 채택하고 점진적인 시장개방과 정치개혁 작업을 본격화했다. 1995년 적국이었던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대규모 외자를 유치,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대가로서 북한 경제발전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비핵화와 경제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상을 담은 4분30초 분량의 동영상을 김 위원장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도시로는 하노이와 다낭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외신들은 다낭 쪽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다낭은 베트남 정부가 휴양지로 집중 개발하고 있는 도시로, 해외 유명 호텔 체인도 상당수 진출해 있다.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유치한 경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하얏트 리젠시 다낭’ 호텔에서 묵었다. 북·미 정상이 얼굴을 맞댈 회담장으로는 ‘인터컨티넨털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호텔은 다낭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손짜 반도 지역에 위치해 있다. 삼면이 바다인 반도 지형 특성상 경호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정부는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성명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며 “정부는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관련국들과 협력하고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