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 폭풍 성장 예고

입력 2019-02-06 18:56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상당 부분을 국내 업체들이 수주해 향후 2~3년 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먼저 수주를 하고 고객사가 원하는 시기에 맞춰 납품하는 형태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주행거리 500㎞ 이상, 10분 내 80%가량 충전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한 3세대 전기차를 2020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들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전기차 및 2차전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전기 자동차용 2차전지의 총 출하량은 109.8GWh로 집계됐다. 2017년 60GWh 대비 83% 성장했다.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이 1, 2위를 다투는 가운데 LG화학(11.2GWh)과 삼성SDI(6GWh)는 4, 5위에 머물렀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62.5GWh로 전체의 57% 점유율을 기록했고 일본(28.5GWh)과 한국(18.8GWh) 순이었다.

현재 시점에서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에 뒤처져 있지만 몇 년 후 양상은 지금과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우선 중국은 지난해에만 120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된 세계 1위 시장이다. 중국은 자국 업체에만 배터리 보조금을 지급하며 국내 업체의 진입을 사실상 막고 있다.

반면 미국, 유럽 등의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하면 국내 업체 점유율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수주한 물량은 많은데 아직 자동차 개발이 끝나지 않아 실제로 매출로 잡히지 않은 게 많기 때문이다. SNE리서치 김병주 상무는 “LG화학의 누적 수주잔고가 90조원에 육박하는 등 한국 전지 기업들이 충분히 많은 수주잔고를 확보했다”면서 “새 전기 자동차 모델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2019~2020년에는 한국 기업 3사의 출하량이 많이 증가할 것”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업체에만 지급해온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이 2020년으로 끝나기 때문에 국내 업체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자동차 배터리에서 사상 최초로 흑자를 달성했다. LG화학은 지난해 3조원 수준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올해 5조원, 2020년에는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사업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광화문에 있던 전지사업본부를 여의도 LG트윈타워로 불러들였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그룹 전체적으로 중요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하반기 폭스바겐 배터리를 수주하는 등 수주량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지난해 4.7GWh였던 생산 설비를 올해 말까지 19.7GWh로 확대하고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