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앞둔 광주·전남 대학가… 총장 빈자리에 학사운영 ‘애로’

입력 2019-02-07 04:00

‘총장은 공석(空席) 중.’

다음 달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광주·전남지역 대학 4곳의 총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다. 최고 책임자의 부재로 장기발전방안 등 대학의 진로와 경쟁력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6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돼 체면을 구긴 조선대(사진)는 같은 해 11월 이사회가 강동완 총장을 직위해제했다. 조선대는 이후 오명을 벗기 위해 단과대 폐지, 교직원 급여 삭감 등을 전제로 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조선대는 이를 통해 교육부 재정지원을 다시 받아 학사운영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된 30곳의 중장기 발전계획, 정원감축 이행계획 등을 3월말까지 제출받아 이 중 12곳에 일부 재정지원을 재개하는 ‘대학 혁신지원 사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강 전 총장이 법원에 직위해제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 소청심사를 청구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대학 측은 구성원 간 갈등 확산을 우려해 차기 총장 선거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조선대 관계자는 “굵직한 현안이 쌓여 있지만 지휘봉을 쥔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호남대는 2010년 10월 29일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했던 서강석 총장이 지난해 11월 말 이후 공식 석상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박기인 이사장의 아들인 박상철 부총장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사위인 서 총장이 자의반타의반 퇴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대는 현재 박 부총장이 총장직무대리를 맡고 있는데 지역에서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 차기 총장을 맡기기보다는 박 부총장을 내세운 직계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주교대는 28개월째 총장이 공백 상태다. 대학 측은 지난달 7일 총장추천위 결정과 연구윤리위 검증을 거쳐 총장 임용 후보자를 교육부에 다시 제출했지만 뒷말이 무성해 올해도 총장 없이 입학식을 치러야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광주교대는 2016년 10월 전 총장의 임기 만료 후 2차례에 걸친 교육부의 총장 임용거부로 2년 이상 총장 부재상태다.

조선대처럼 자율개선대학에 들지 못해 총장이 퇴진한 순천대는 오는 18일 70주년기념관에서 신임 총장 선출 선거를 치른다. 순천대는 지난 2일 입후보자 마감결과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