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협상팀 관계자는 6일 “한·미는 분담금 총액을 10억 달러(1조1305억원) 미만으로 하고 협정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협상팀은 이르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협정문에 가서명할 예정이다. 미국 CNN방송은 “10차 SMA가 체결되면 한국은 10억 달러에 가까운 분담금을 내게 된다”면서 “이는 한국이 지난 5년간 부담한 연간 약 8억 달러보다 증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한·미 당국은 올해 하반기 또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 한국은 새로운 SMA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양측은 기술적 문제들을 가능한 한 빨리 조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방위비 협상의 최대 쟁점인 총액과 유효기간을 놓고 양보 카드를 하나씩 주고받았다. 한국은 유효기간을 양보하는 대신 총액을 10억 달러 미만 규모로 관철시켰다. 2014년 체결된 9차 SMA의 유효기간은 5년이었고 총액은 9200억원이었다. 2018년까지 5년간 해마다 분담금 총액을 지급하고, 연도별 인상률은 전년도 분담금에 전전(前前)연도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하되 최대 4%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9차 SMA와 비교하면 한국이 유효기간에서 크게 물러난 것이다. 반면 미국 정부가 10차 SMA 협상 과정에서 12억5000만 달러를 요구한 점을 감안하면 총액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낸 셈이다.
양국이 잠정 합의안을 도출함으로써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확실성 하나를 제거한 측면이 있다. 한·미를 둘러싼 안보 불협화음도 일단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협상을 통해 미국이 분담금 대폭 인상을 주장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은 미국 조야를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 작업을 벌여 분담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잠정 합의안 거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기 바란다.
[사설] 양보 카드 주고받은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입력 2019-02-07 04:02